친하게 지내는 오디오 숍에서 마에스트로라는 인티앰프를 들은 것이 오디오 아날로그사 제품과의 첫 대면이었다. 당당한 외모에 상당한 무게, 이탈리아 제품답게 단순하지만 미적인 감각이 넘치는 마에스트로는 덩치와 달리 따스한 음색과 함께 스피커 구동력이 일품이어서 잘 만들어진 앰프라는 인상을 받았다. 리뷰 제품은 파가니니 19a/24 CD플레이어인데 이 회사 제품에는 이외에도 푸치니. 베르디, 로시니, 도니제티 등 음악가의 이름으로 명명한 모델들도 있어 아이디어가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 제품은 전작과는 디자인이나 내부설계가 많은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외관상 디스플레이부와 트레이부가 상하단 배열에서 좌우로 바뀌었으며, 전면 페널의 조작스위치도 트레이 좌우의 상하 배열에서 중앙에 둥글게 배열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디자인 면에서는 수긍할 수 있지만 조작에는 약간의 혼동이 있을 것 같다. 내부는 DAC가 AD1855에서 ADl896으로 교체되면서 192kHz/24비트로 재생할 수 있도록 설계가 바뀌었다. 디스플레이부는 PLED를 채택하여 더 선명하게 동작부를 보여준다.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채용, 여섯 개의 각각 분리된 파워 서플라이부가 디지털, 아날로그 부에 전원을 공급하여 서로 전기적인 간섭을 배제하고 있다. 트레이부는 전작에 비해 개선되었으나 개폐시 들리는 덜거덕거리는 소리는 약간 거슬린다. 리모컨은 전면 패널과 같은 형태로 버튼이 배열되어 있어 편의성을 더해 주며, 묵직한 스테인리스 금속 재질로 재생음과는 관계가 없지만 신뢰감을 준다. 후면에는 S/PDIF 디지털 출력단과 언밸런스 단자로만 되어 있는데 밸런스단이 생략되어 아쉽다. 외관상으로 보면 파가니니의 후속작처럼 보이지만 내부절계나 메커니즘 면에서는 오히려 마에스트로 192/24와 유사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일찍 기기를 받아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 하루 정도 전원을 넣어 놓은 상태에서 본격적으로 음반을 들어보았는데 전체적인 음장 경향은 폭이 넓지는 않지만 힘이 있고 선이 굵은 편이다. 이 때문인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들어보면 1악장에서의 팀파니와 어우러지는 저역의 탄력이 아주 인상적이다. 무대가 앞으로 튀어나온 듯 반응이 빠르고 다이내믹한데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에서 도입부의 드럼 베이스는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며 약간 도톰한 중역대는 보컬도호소력 있게 재생해 준다. 예상했던 대로 전에 들어보았던 마에스트로 192/24와 비슷한 음질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고역은 섬세함보다 부드러움이 강조된듯한 느낌이다. 그 외에도 현악곡과 재즈 등 다양한 소스의 음반들을 들어보았는데 대편성곡이나 첼로 연주곡, 그리고 재즈에서의 출중한 표현력은 일반적인 보급형 CD 플레이어가 들려주는 그것과는 비교될 수 없는 분명 한 수위의 기기다. 오디오 기기를 바꾸면서 가장 만족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CD 플레이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전반적으로 CD 플레이어의 질이 좋아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적당한 가격대에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플레이어를 얻기도 쉽지 않다는 얘기도 된다. 그런 면에서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제품이 아닌가 싶다. • 수입원 : 태인기기 (02)971-8241 • D/A 컨버터 : 192kHz/24비트 • 주파수 응답 : 20Hz-20kHz1+0/-1dB) • 출력레벨 : 2Vrms • 노이즈 레벨 : 120dB, 100dB(Idle) • 소비전력 35W • 크기(WHD) : 44.5 x 8.5 x 38.5cm • 무게 : 1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