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서양음악이 들어온 것은 1885년 기독교 선교사들이 찬송가를 가르친 것이 그 시작이다. 그 다음해에는 배재학당에서 처음으로‘창가’과목이 생겼다. 1868년이 되자 아산만에서 통상을 요구하며 들어 왔던 프러시아 사람오페르트가 아산현감을 비롯하여 지방 관헌들을 배에 초청, 여흥을베풀면서유성기의소리를들려줬다. 이것이공식적인한국 오디오의 오프닝인 셈이다. 그러나 한국인이 서양의 오디오제품을 처음 구경한 것은 그보다 20년 전인 1845년, 영국 군함사마랑호가 전남의 암태도에 잠시 머물렀을 때 주민 몇 사람이몰래 배에 잠입, 몰래 여러 가지 신기한 것을 보고 돌아 왔는데그 중에 유성기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구한말에는 미국공사로 들어 와 있던 선교사 알렌이 정부 대신들을 초청, 유성기소리를 들려 줬다는 기록도 있다. 그 후 우리나라에서 오디오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00년이 지나 1970년대. 천일사의 별표전축, 성우전자의 독수리표…. 다인오디오의 제품들을 보면 불현듯 그런 우리 오디오 역사를되짚어보고싶어진다. 나는지방에서오래거주해탄노이나알텍류의 초창기 제품과 별로 인연이 없는 편에 속한다. 60년대를 넘어 70년대 초반까지도 지방에서 외제 오디오 제품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였다. 공대 교수도 자작으로 장전축을 만들어 사용했다. 70년대 서울로 올라와 어중간한 JBL보다 더 낫다고 하는 바람에 국산의 마샬 스피커를 2조나 구입하기도 하고 이것저것다소 저렴한 소형기를 만져 보다가 처음으로 다인오디오의 스피커(컨피던스)를 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나면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스피커로구나 하는 깨달음의 순간을 맛봤다. 크기도 별로이면서 마치 갓 목욕을 하고 나온 여인의 살결 같은 인클로저의 우아함, 당시 탄노이류와는 일획을 긋는듯한 그청명하고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 특이한 우퍼의 생김새. 그 제품을 들여놓고 마치 신혼첫날밤의 노총각처럼 밤새 스피커의 냄새를 만져보고 쓰다듬어 보던 기억이 새롭다. 다인오디오는 77년부터 제품을 만들기 시작, 곧장 세계 시장을 점령한 특이한 전개 과정을 가지고 있다. 당시 세계 오디오계를 평정하고 있던 영국제가 그냥 평범하면서 약간 흐리멍텅한 소리를 내주던 것과는 달리 하이파이 스피커가 뭐라는 것을단숨에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제처럼 별로 크지도 않으면서도 보통의 영국 사운드가 마치 하녀 같은 사운드였다면 단방에 여행에서 돌아온 귀족 같은 집 주인의 풍채였던 셈이다. 다인오디오는 지금 너무도 유명해졌고 다채로워져서 이렇게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없다.  에소타의 유닛을 공개해단품 판매를 단행했을때, 세계의 오디오 마니아들이 이유닛을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광풍이 일어났고, 상당한 회사들도 이 유닛을 받아 독자적인 제품만들기에 돌입했다. 다인오디오의 에소타는 이런 점에서 세계 오디오사에서도 기록될 만한일대 전환점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세계스피커 시장의 상당 부분은 다인오디오의 짝퉁이나 다름없다고 봐진다. 그리고 별의별 테크닉을 동원하고 있지만 다인오디오를능가하는제품은그렇게많지않아보인다. 지금도제품을개발하고 있는 국내 장인들을 보면 과반수가 다인오디오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아마 스피커의 스탠더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상당숫자가 서슴지않고 다인오디오를 꼽을것 같다 이 제품은 새로운 DM시리즈의 막내. 6.5인치의 우퍼와 1.1인치의 소프트 돔 트위터를 사용하고 25mm두께의 프론트 배플을 사용했다. 21cm 폭에높이 35cm, 안길이 26cm로 전형적인4Ω, 86dB의 감도를 가진 스피커이다. 무게 7.5kg으로 아무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기하학적으로 최적화된 콘 드라이버나 큰 직경의 보이스 코일 같은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제작 조건이기 때문에 말해봐야 별 의미가 없다. 이제 33년이 되는, 현업 시장에서는 장수기록의 제작사가 다시 한 번 홈 스피커의 양식대로 만들어낸 이 제품은 기존 관념과 다름이 없다. 단단하고 청량하며 고역의 뻗침이 발군이다. 가슴 속이 시원해지는 보컬의 세계. 품위와 양질사운드의 정석을 여전히 보여준다. 특별하게 신경쓰지말고 스피커는 그냥 다인 제품을 사면된다는 말이 공치사라고만 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