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오디언스 시리즈 돋보이는 빠른 응답특성 SACD와 DVD오디오가 기지개를 편 지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 아직은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여러 기종의 소스기가 선보였고, 매장에 진열되는 소프트 역시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차세대 디지털 포맷은 하드웨어쪽의 대단히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데, 가령 기존의 20kHz정도의 고역 재생주파수대역으로는 제대로 즐기기 힘들고, 각 채널에서 모두 초저역까지 나와주는 스피커가 동원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령 80Hz 언저리에서 저역을 잘라 내버린 스피커는 새 포맷의 디지털 오디오를 제대로 재생해 줄 수 없다. 다인오디오에서 선보인 5.1채널 스피커 세트는 이러한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 포맷에의 대응을 고려해 설계된 시스템인 듯하다. 브로셔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새로운 오디언스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가장 힘을 기울인 것은 응답특성이 개량된 전용 트위터의 개발이었다고 한다. 프런트와 리어 스피커들은 ±3dB의 오차 안에서 41Hz에서 25kHz의 재생주파수대역을 커버 한다. 같은 유닛들이 가로로 배치된 센터 스피커 오디언스 Cl22 역시 이와 유사한 스펙을 자랑하는데, 어지간한 DVD라면 서브우퍼를 따로 동원하지 않아도 충분히 박력 있는 AV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소형 시스템을 제외한 AV스피커들은 이제 멀티채널용과 하이파이용으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종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 오디언스 역시 프런트스피커의 경우, 하이파이용 2채널로 사용하기에도 모자람이 없도록 설계되었다. SUB 20A 서브우퍼는 24.1cm 구경의 우퍼를 장착하고 있고, 전용 파워앰프와 함께 레벨과 크로스오버, 그리고 위상을 조절해주는 볼륨등이 부착되어 있다. 또한 2채널 라인 아웃단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2.1채널 하이파이 스테레오 시스템의 서브우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니의 DVP S-700 DVD플레이어와 야마하의 DSP-A3090 AV앰프에 매칭시켜 음질을 시청해 보았는데 에이징이 상당히 더디다. 세팅해 놓고 2일쯤 열심히 달구어주자 고역이 자연스럽게 뻗어주고 중역대 역시 안정감을 찾기 시작한다. 서브우퍼는 60Hz에서 120Hz 사이에서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설정해줄 수 있는데, 이 주파수를 조금 올려 잡으면 양감이 지나치고 전반적으로 혼탁해진 저역를 들려주기 때문에 거의 60Hz 쪽으로 볼륨을 내리고 시청했다. 최근 한국에서 발매된 '피아노 그랜드'는 지금까지 발매된 어떤 DVD보다도 화질과 음질이 탁월한 소프트 중의 하나이다. 재즈에서부터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독주, 중주, 협주곡 등 다양한 연주 형식을 들려주는데, 오디언스 시스템은 이것을 깨끗함과 세련미에 있어서 2채널 하이파이에서와 상당히 근접한 수준의 음질로 풀어낸다. 라이브의 현장감을 잘 살려내면서도 각 악기음을 섬세하게 묘사해주고 있다. (오만호) 단연 돋보였던 채널간의 분리도 구름 한점 없는 가을하늘 같다. 세상 풍파를 겪을 만큼 겪었으면서도 잘 늙은, 40대의 여인 같기도 하다. 표정이 풍부한데 가식이 없으니 천박하지가 않다. 오디언스 122는 억지로 마음먹지 않는 한, 흠잡을데가 없는 스피커이다. 특히 소리보다 음악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아남 ARV-5800 AV센터에 연결하여 이틀 동안 10편의 영화와 뮤직 DVD를 보았다. '글레디에이터'의 전투 신에서 채널간의 분리도가 단연 돋보였고, '와호장룡'에서의 빗소리는 창 밖의 빗소리보다 더 실감나게 들렸다. 볼륨을 아주 낮추거나 크게 높여도 균형이 깨지지 않아 대사는 물론, 음향효과까지 정확히 전달되었다. 특히 산타나의 공연실황 DVD에서 그 진가가 충분히 느껴졌다. 퍼커션과 어쿠스틱 기타의 투명한 소리는 누워 있던 사람을 벌떡 일어나게 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홈시어터용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건 알지만 그 값만큼 충분히 제 역할을 해주는 시스템이 아닌가 싶다. 다인오디오의 포장박스를 보면 이런 글귀가 씌어져 있다. '덴마크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의 오만한 글귀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여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