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connector] Tara Labs / ISM Onboard The 0.8™ EX XLR cable 하이파이클럽  2013. 5

하이엔드 케이블의 이정표 타라랩

글: 이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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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홍콩 오디오 쇼에 처음 갔을 때의 일이다. 이전에도 홍콩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은 있지만, 8월의 한 가운데, 무더위가 절정을 치달을 때 오로지 오디오 쇼 참관을 위해 찾은 것은 처음이었고, 어찌 보면 무척이나 무모한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이미 한국에서도 충분히 더위를 느꼈던 터라 체감상 그리 심한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쇼장의 열띤 분위기와 다양한 볼거리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이때 나는 홍콩에서 큰 수입상을 운영하고 있는 어네스트라는 친구를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빼어난 기타리스트이기도 한 그는, 수입 활동 틈틈이 콘서트에도 나가는 재주꾼이었다. 게다가 직접 숍도 운영하고 있으으로, 무척이나 바쁜 몸이었다.

당시 그의 입에서 처음으로 타라랩의 케이블이 얼마나 성능이 뛰어난지 들었다. 그 전에도 타라랩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대단한 브랜드였는지는 몰랐다. 특히, 공기를 절연체로 쓴다는 개념은 무척이나 신선하고 또 흥미로웠다. 하지만 쇼장에서 들은 음은 아무래도 처음 보는 스피커며 앰프로 가득해 뭐라 판단하기 힘들었다. 단, 음악의 미묘한 표정이나 디테일한 정보 등이 대단해, 이런 부분은 타라랩의 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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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쇼가 끝나고 개인적으로 어네스트의 숍을 방문해서 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내용은 본 웹진에 개재되어 있으므로, 흥미를 느낀다면 찾아보길 바란다(홍콩 오디오쇼 2009 (2), 쇼관계자 인터뷰). 이 자리에서 여러 앰프와 스피커를 들었는 바, 중간중간 케이블을 바꿔가며 비교도 했다. 그때야 비로소 타라랩의 제품들이 대단하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홍콩, 대만 지역에서 얻은 평가가 대단한 바, 많은 애호가들이 비교 테스트를 통해 그 실력을 입증한 상태라 한다. 말하자면 이 지역에서 고가의 케이블을 팔려면 무엇보다 타라랩과 한판 승부를 벌여서 이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사실 스피커나 앰프는 매칭을 많이 타서, 설령 A가 B보다 나은 음을 들려줬다고 해도 그걸 단정하기는 힘들다. 다른 매칭 환경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블은 교체해서 듣기가 수월하고, 매칭을 비교적 덜 타기 때문에 1대1의 승부가 가능하다. 마치 O.K. 목장의 결투처럼, 건 맨 둘이 데쓰 매치를 벌일 만한 컴포넌트인 것이다. 이런 무수한 배틀에서 최강자로 군림한 존재가 바로 타라랩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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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상하게도 타라랩의 제품을 만나기가 힘들었다. 이번에 겨우 XLR 인터커넥터와 스피커 케이블을 만났으니, 가뭄에 단 비라고 할까? 물론 본 리뷰에 등장하는 제품들은 “ISM 온보드”(ISM Onboard : 이하 ISM) 시리즈로, 그 최신형인 만큼 EX가 뒤에 붙기는 하지만, 최상급은 아니다. 그 위에 전설적인 “The Zero” 라인이 버티고 있으니까. 그러나 라이프타임 개런티라고 해서, 평생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내구성을 보장하니, 타라랩의 실력을 가늠하는데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

타라랩이 처음 창업한 것은 1986년이다. 여기서 타라의 “TARA”는 “The Absolute Reference Audio”의 약자다.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레퍼런스도 모자라 그 위해 절대적이란 형용사까지 붙였다. 얼마나 최상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회사인지 알 수 있는 작명인 셈이다.

타라랩의 기술 중 하나로 “RSC”라는 것이 있다. “Rectangular Solid Core”의 약자로, 여기서 렉탱귤러는 “직사각형의”라는 뜻이 있다. 즉, 우리가 생각할 때 케이블의 선재는 보통 원형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타라랩은 직사각형 구조다. 왜 이럴까?

타라랩의 홈페이지에 가면, 그 이유가 잘 설명되어 있다. 이것을 “CCZT”(Constant Current Impedance Testing)이라 부르는 바, 이를 소개해보겠다. 원래는 우리가 싫어하는 그래프며 수학적인 내용이 나오는데, 너무 골치가 아프므로, 간단히 정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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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에 3종의 케이블이 있다고 하자. 그 각각의 선재가 모두 다르다.

A : 2mm 두께의 둥근 선재 한 개
B : 1mm 두께의 둥근 선재 두 개
C : 1mm 두께의 직사각형 선재 두 개

대략 2mm 두께의 선재를 사용한 것으로, 정확히는 14게이지의 선이다. 이를 단심으로 하냐 혹은 둘로 나누느냐 그 형태를 직사각형으로 하느냐 차이인데, 저항에 관한 한 그 데이터는 여러모로 고무적이다. 사실 케이블에 있어서 최대의 적이 저항이다. 어떻게 하든 저항값을 줄이면, 그만큼 전송에 유리하다. 당연하다. 하지만 케이블의 길이에 따라 혹은 컨덕터의 설계에 따라 그 저항값이 달라진다. 메이커로서는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항값을 가장 줄인 선재 순으로 나열하면, C, B, A순이 된다. 왜 그럴까? 우선 A와 B의 차이를 설명하면 이렇다. 컨덕터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전자기의 유입이 커진다. 특히 선재의 중앙에 몰리는 바, 따라서 음성 신호가 선재의 외부로 흩어지게 된다. 이를 표면 효과(Surface Effect)라고 하는데, 바로 그런 원리로 B가 A보다 좋은 성능을 보인 것이다.

그럼 B와 C의 차이는 뭔가? 원형이 아닌 직사각형으로 만들면, 그만큼 음성 신호가 외부로 빠지는 경향을 억제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이유로 C의 퍼포먼스가 제일 좋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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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언급할 것이 타라랩만의 독자적인 컨덕터 설계다. 우선 단결정선을 사용한다. 모노크리스탈 구조로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도 절대 깨지지 않는다. 또한 광대역의 전달에 유리하다. 선재 자체는 SA-OF8N의 형태로 되어 있다. 이것은 “99.999999%”의 순동선을 사용했다는 뜻으로, 여기에 여러 기술이 접목된다. SA의 경우 "Super-Annealed“의 약자로, 빼어난 열처리를 시행했다는 뜻이다. OF는 “Oxygen-Free”, 즉 산화의 염려가 없다는 의미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매우 얇은 선재를 무려 35개나 꼬아서 하나의 도체로 만드는 바, 이 하나가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를 담당한다. 즉, 각 채널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 신호를 다루는 선재를 독립시켜서 하나씩 사용하는 것으로, 총 70개의 선재를 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감싸는 것은 테플론 소재의 피복인데, 그 중간을 공기층이 감싼 형태다. 이를 에어 튜브라고 부른다. 절연체의 소재로 최상의 것이 공기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타라랩이 가진 강점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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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SM Onboard”라는 테크놀로지도 빼놓을 수 없다. 사진으로 보면 알 수 있지만, 케이블 중간에 무슨 상자같은 게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절대 폼으로 만든 게 아니다. 이 자체는 신호 전달 과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으면서, 주변에서 발생하는 RF 및 EMI 신호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 효과가 뛰어나 시리즈 명으로 도입할 정도다.

사실 일반적으로 케이블의 역할을 생각하면 전체 시스템에서 10% 안팎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케이블에 따라선 훨씬 더 그 수치가 높아지기도 한다. 30%나 40%의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을 때도 있다. 심지어 누구는 앰프와 스피커는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한 도구라는 말도 서슴치 않는데, 그만큼 케이블의 기술이 발전했다는 이야기도 되고, 그간 오디오에서 케이블의 역할이 얼마나 무시되어 왔는가 반증도 된다. 아직도 케이블을 교체하면 음이 바뀐다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는데, 만일 본 기를 듣는다면 더 이상 반론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이번에 시청한 제품들은 “ISM Onboard” 시리즈에서도 최신작인 EX 버전으로, 위에 언급한 기술들이 보다 정교하고 세련되게 도입되었다. 가격대는 만만치 않지만, 워낙 정평이 있는 만큼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시청에는 아방 가르드의 우노 피노 스피커에 모델 3 인티 앰프를 붙였으며, 소스는 메리디안의 MS 600을 사용했다. 시청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롯시니, 《첼로와 더블 베이스를 위한 듀오 D Major》, 앙상블 익스폴라레이션스
-사라 맥러클랜, 《Angel》
-데이빗 보위, 《Soul Love》
-레드 제플린, 《All My Love》

첫 곡으로 들은 첼로와 더블 베이스의 듀오는, 그 편성이 특이할 뿐 아니라 주로 저역의 표정이나 디테일을 관찰하기에 좋은 트랙이라 하겠다. 주로 첼로가 멜로디 파트를 담당하고, 더블 베이스가 반주를 맡은 식인데, 중간에 역할이 바뀌기도 한다. 사실 이런 악기들은 바이올린이나 피아노의 존재감에 가려 그 매력이 잘 어필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곡을 들으면 저역의 빠른 반응과 딮 베이스까지 뻗는 광대역 등이 잘 컨트롤되면 얼마나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지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텐션이 적절히 가미되면서 기분좋은 통 울림을 동반한 더블 베이스의 음은 특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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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노래는 주로 그랜드 피아노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그 피아노의 사이즈나 울림 등이 공간 가득 자연스럽게 감싼다. 또 매우 디테일한 부분도 묘사하지만, 전체적인 골격이나 무대의 확장성 같은 부분도 훨씬 좋아진다. 이런 부분은 양질의 케이블이 담당하는 것으로, 그 점에서 결과는 사뭇 고무적이다. 특히, 사라의 꿈꾸는 듯한 음성의 매력은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세 번째 트랙은 보위의 70년대 초 노래로, 시대를 초월하는 감각과 멋진 레코딩이 어우러져 있다. 전면을 휘감는 스틸 기타의 음향이 가득 시청실을 감싸면서, 킥 드럼의 당돌한 어택과 주술적인 샤우트의 반복되는 등장, 풍부한 베이스 라인 등 들을 대목이 많다. 특히 녹음 당시의 기세나 카리스마가 잘 반영되어 있고, 전대역에서 일절 파탄이 보이지 않는다. 또 빠른 반응은 무척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곡은, 신디사이저의 화려한 음향이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관건이다. 그 점에서 매우 성공적이다. 오른쪽 채널의 드럼으로 말하면 킥부터 스네어, 심벌즈에 이르는 전체 대역이 평탄하며 또 에너지가 넘친다. 박력만점의 타격감이다. 거기에 다소 거친 듯한 보컬과 공간을 찌르는 듯한 일렉트릭 기타의 음향이 잘 어우러져, 이 수퍼 밴드의 진면목을 만끽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사실 케이블이 하는 역할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짐작하지만, 이런 재생음을 들으면 시스템 전체가 바뀐 듯하다. 과연 말로만 듣던 타라랩의 진면목이라 하겠다. 


이 종학(Johnny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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